우리나라 남녀의 첫 경험 평균 나이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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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[소녀]

우리나라 남녀의 첫 경험 나이는 평균 22.8세라고 한다. 남성은 21.8세, 여성은 23.9세라니. 역시 여성이 훨씬 늦구나 싶었다. 나는 섹스에 있어서 꽤 단계를 밟아온 편이라고 생각한다. 첫 패팅과 삽입 없는 섹스를 몇 년 정도 하고서야, 첫 삽입을 경험했다.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삽입의 유무가 섹스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. 삽입의 유무보다는 분위기, 상대의 반응, 표정, 상황 등이 더 중요하기도 하다. 삽입으로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인가 싶기도 한데, 나의 다음 계단은 삽입으로 오르가즘 느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.  

청소년기부터 스무 살이 돼서까지, 나는 스스로를 무성애자라고 생각했다. 뭐 딱히 일상생활에서 성욕을 느낄 꺼리가 없었지만 왜 그렇게 무성애자라고 선언했었는지는 모르겠다. 좋아하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늘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었다. 

어느 날 놀러 갔던 그의 집에서, 허벅지와 등을 가볍게 만지던 그의 손길이 있기 전까지는 난 정말로 그런 미쳐 날뛸듯한 달달한 느낌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. 무(無) 이성의 나는 너무 좋았지만, 이성의 나는 몇 가지 이유로 그와 섹스하지 않아야 했고 그러기 위해 '안 그런 척'하며 방어했다.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그날 밤 열심히 팔로 가슴과 사타구니를 방어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던 내가 후회되지는 않는다. 그것도 그것대로 의미가 있었다. 그는 날 좋아하지 않았고, 나는 좋아하지만 날 좋아하지는 않는 사람과 잘 용기가 없었다.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도 없었다. 키스는 한번 할 걸 그랬다. 물론 내가 키스로만 그만둘 수 있었을 거 같진 않지만. 여기서 섹스할 생각도 없었는데 왜 밤에 남자의 집에 놀러 갔으며 잠까지 자고 왔냐고 물으면 해줄 말이 꽤 많다. 나는 섹스하지 않고 자고 올 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고, 그가 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친구들과 똑같이 잠만 자고 오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. 어쨌든, 그날 나는 처음으로 나의 욕망과 마주했다.
 
그러고 나서 몇 개월이 지나고 처음으로 남자친구 비슷한 것이 생겼다. 어떤 관계인지 정의 내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각자의 첫 키스를 나눴고, 서로의 몸을 탐구하고, 좋아한다고 말하며, 둘이 해외여행도 다녀왔다. 이번 생엔 서로 좋아하는 관계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었다. 그냥 가끔씩 나에게 오는 짝사랑 기간을 받아들이고 한발자국 멀리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하고 그것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했다. 그런 내가 우연히 연애 비슷한 것을 시작한 것이다. 매일 밤 몇 시간씩 전화하고, 감기에 걸렸다고 하니 한 시간 걸리는 근무지에 찾아와 판피린을 세 개 건네 주는 그런 상냥한 사람이 있었다. 물론 끝은 끔찍했다. "그냥 친한 오빠동생관계 아니었어?"하는 한마디로 또다시 일대일 관계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었다. 개새끼.

그 남자친구 비슷한 것 이후로 2명의 애인과 1명의 나머지 정의내릴 수 없는 관계 A가 있었다. 나의 첫 삽입은 그 A로부터 시작되었다. 사실 대부분의 첫 삽입이 좋은 기억이 아니라던데, 나는 행운이었다. 내가 좋아하는 A는 배려심이 많았고 조심스러웠고, 나의 두려움을 이해해주려 애썼고, 나를 좋아했다.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느낌이었다. 왜 그가 나와 삽입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었다. 삽입으로 느낄 수 있는 이어짐이 기분 좋았다. 비록 사타구니는 얼얼해도.

그는 지금 좋은 여자와 꽤 길게 만나고 있다. 재작년 여름, "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."라는 A의 말이 나에게는 헤어짐이었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기도 했다. 그녀와 사귀기 직전까지 몇 번 메시지를 보냈지만 사귄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부터는 그만두었다. 행복하게 동거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. 그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괴롭지만, 그 소식을 차단하지 않는 이유는 언젠가 그가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으면, 한 번쯤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. 아직도 생각난다. 발갛게 달아오르던 눈, 꽉 잡던 하얗고 가느다란 손. 아, 보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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